+ 이곳 아이들의 시간표

 저학년(초1 이하)
중간학년(초2-5)
고학년(초5-중1)
7:00-9:00
성경(8:00-8:30)
국어(8:30-9:00)
성경(7:00-7:30)
국어(7:30-8:30)
영어 1ㆍ2
9:00-11:00
몽골어 1ㆍ2
영어 1ㆍ2
러시아어 1ㆍ2
11:00-12:00
러시아어 1
몽골어 1
국어
12:00-12:30
점심식사
12:30-1:30
러시아어 2
몽골어 2
한문
1:30-3:30
영어 1ㆍ2
러시아어 1ㆍ2
몽골어 1ㆍ2
중간타임
숙제 및 복습
7:30-8:00
성경
자유시간
토요일 오후 2:00-4:00 생물 및 인체(의학/과학)


+ 중간학년 아이들(9-11살, 초 2-5)의 성경공부 : 오전 7시 - 7시 30분

중간학년 아이들은 남자아이들만 네 명입니다. 오전 7시까지 세면과 식사를 모두 마친 후에 모였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체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 모두 즐거워하였습니다. 중간학년 아이들은 요한복음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요한복음 19장 1절부터 22절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예수님이 심문을 받으시고 채찍에 맞으시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수제사장들의 욕심과 빌라도의 욕심을 자세히 설명하셨습니다. 아이들 모두 주의를 기울여서 잘 들었습니다. 


+ 저학년 아이들(8살 이하, 초 1 이하)의 성경공부 : 오전 8시 - 8시 30분

저학년 아이들은 허 형제님의 아들 형우(8살)와 영산(7살)이라는 남자아이 두 명입니다. 이 아이들은 다목적실에서 잠시 탱탱볼 축구를 하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운동을 시켜줘야 하는데 날씨가 춥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해결한다고 합니다. 지금 밖에는 눈이 옵니다. 이제 날씨가 추워지려나 봅니다. 

찬송가 두 곡을 한국어와 영어로 부른 뒤에 성경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먼저 암송구절을 검사하였습니다. 창세기 15장 6절, "이에 아브람이 주를 믿으니 그분께서 이것을 그에게 의로 여기시고". 저학년 아이들은 성경을 쉽게 풀어놓은 교재를 놓고 공부합니다. 

"아브람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고 순종한다면, 하나님께서는 아브람을 축복하신다."

"자, 이제 영산이 이름 넣어서 읽어봐."

아이들이 읽으면서 계속 웃고 장난을 치니까 오리걸음으로 다목적실을 다녀오게 합니다. "저학년 애들은 자꾸 장난을 치니까 이렇게 벌을 주지요. 이 아이들은 운동이 부족하니까 이렇게 벌을 주면 운동도 되고 좋아요." 아이들은 숨을 들이쉬며 다시 자리에 앉아 진지하게 교재를 읽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임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완전히 순종해야 하는 것,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것에 대해서 강력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최대한 쉽게 반복하면서, 또 아이들에게 적용하면서 말씀에 완전히 따르고 순종해야 함을 잘 설명해 주셨습니다. 또 저학년 아이들은 그림 그리기와 글쓰기를 이용해서 가능한 지루하지 않게 공부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자신이 하나님 앞에 순종할 것을 적고 직접 기도하도록 하였습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저학년 아이들의 국어공부 : 오전 8시 30분 - 9시

성경공부에 이어서 곧바로 국어공부를 시작하였습니다. 허 형제님께서 이어서 가르치십니다. 다른 아이들이 합류해서 저학년 아이들이 총 네 명이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그림을 보고 시를 적고 있습니다. 창의력을 개발시켜주는 공부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은 허 형제님을 가리켜 "아저씨"라고 부릅니다. 시를 다 지은 아이들은 한 명씩 일어나서 시를 낭송합니다. 이것으로 국어시간을 마쳤습니다. 상당히 짧았습니다. 


+ 저학년 아이들의 몽골어 공부 1교시 : 오전 9시 - 10시

몽골어 선생님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월급을 주고 고용한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몽골어 수업은 2시간 동안 진행됩니다. 어제 복음을 전하러 다니면서 본 몽골사람과는 다른 깔끔한 모습니다. 약 30대 정도의 아주머니로 보입니다. 몽골사람 중에서도 교양 있는 사람을 뽑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허 형제님께서 몽골어를 잘 하시기 때문에 좋은 사람을 잘 구하신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더듬거리면서 몽골어로 말합니다. 선생님은 중간중간 아이들의 발음을 교정해주고 적절한 단어를 말해줍니다. 몽골어방에는 동물들 그림, 숫자그림, 놀이동산그림, 달력, 칠판, 매 등이 붙어있습니다. 각 단어그림의 대부분은 원래 영어로 만들어진 것인데 그 위에 몽골어로 써서 덧붙였습니다. 달력도 그렇습니다. 모든 자료를 다 끌어 모아서 몽골어로 편집하여 붙어놓았습니다. 

선생님은 단어와 그림이 적혀있는 카드, 철자가 적혀있는 카드를 꺼내서 읽어보게 시킵니다. 잘 읽은 아이들에게 작은 플라스틱 쿠폰 같은 것을 줍니다. 많이 모으면 나중에 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또 사람의 행동모습이 그려져 있는 작은 카드를 꺼냅니다. 카드를 보고 아이들이 행동을 묘사합니다. "박ㅎ 욤 히취 벤." 잘 묘사한 아이에게 플라스틱 쿠폰을 줍니다. 

이제 한 악보를 꺼냈습니다.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몽골 동요인 듯 합니다. 아이들 한 명씩 돌아가며 노래를 시킵니다. 잘 부른 아이마다 플라스틱 쿠폰을 줍니다. 어떤 아이는 하나, 어떤 아이는 셋을 받습니다. 한 명씩 부르다가 아이마다 발음이 불분명한 단어를 다시 시켜보고 바로 잡아줍니다. "르르르르르" 발음을 바로잡으면서 아이들이 재밌어서 웃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나팔 불 때 나의 이름 나팔 불 때 나의 이름"을 몽골어로 부릅니다. 이미 여러 번 불러본 것처럼 잘 부릅니다. 역시 한 사람씩 돌아가며 시켜봅니다. 플라스틱 쿠폰을 나눠줍니다. 또 다른 종류의 사람의 행동모습이 그려져 있는 카드를 꺼냅니다. 아이들이 돌아가며 묘사합니다. 하다가 막히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돌아갑니다. 다른 사람이 잘 설명해내면 플라스틱 쿠폰을 줍니다. 또 다른 몽골어 찬송가를 부릅니다. 

아이들이 연말에 있을 발표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노아의 방주이야기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들이 원숭이, 코끼리, 비둘기 등이 그려진 두꺼운 종이를 들고 이야기를 준비합니다. 돌아가면서 자신의 대사를 말합니다. 선생님이 중간중간 조절해 줍니다. 모든 대사 뒤에는 아이들이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이제 아이들이 교재를 펼쳤습니다. 칼라로 된 몽골어 교재입니다. 그림도 많고 글도 있는 교재입니다. 아이들이 교재를 펴서 읽고 선생님과 대화합니다. 선생님이 물어보고 아이들이 대답합니다. 대답을 잘하면 플라스틱 쿠폰을 줍니다. 

이제 선생님이 그림 이야기책을 펼쳤습니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줍니다. 아이들은 중간중간 무엇을 물어봅니다. 선생님은 하나하나 대답해주며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아이들 모두 즐겁게 잘 듣습니다. 이야기를 마치고 아이들이 플라스틱 쿠폰을 세기 시작합니다. 숫자를 세는 것도 몽골어로 유창하게 잘 셉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쿠폰 수를 칠판에 적습니다. 다 적은 뒤에는 쿠폰을 모두 회수합니다. 

7살인 영산이가 와서 말합니다. "아저씨 이제 쉬는 시간이에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해요." 묻지도 않았는데 설명해 줍니다. 6살인 한 중국아이가 와서 노트북을 들여다보더니 한국말로 "아녕하쎄요"하고 인사를 합니다. 친절한(?) 아이들입니다. 영어로 말을 걸어보니까 영어도 할 줄 압니다. 자신의 한국이름이 "모세"라고 소개합니다. 정말 신기한 곳입니다. 




+ 저학년 아이들의 몽골어 공부 2교시 : 오전 10시 - 11시

아이들 모두 노트와 연필을 준비해 왔습니다. 선생님이 칠판에 무엇이라 적습니다. 아이들이 큰 소리로 읽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노트에 여러 번 적습니다. 글쓰기를 배우는 것입니다. 몽골어 필기체로 적습니다. 선생님이 돌아다니며 아이들의 노트를 살핍니다. 모두다 쓴 아이는 선생님에게 노트를 줍니다. 선생님이 보고 체크해 주면서 아이에게 플라스틱 쿠폰을 줍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가방에서 그림책을 꺼냅니다. 그리고 선생님 앞으로 가져와서 그 책의 한 부분을 외우고 줄거리를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에 관하여 묻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생각하면서 대답합니다. 선생님은 잘 했다고 플라스틱 쿠폰을 줍니다. 자리로 돌아간 아이들은 색연필과 크레파스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립니다. 자신이 읽은 책에 관한 그림인 것 같습니다. 몽골어로 진행하는 미술수업입니다. 아이들은 크레파스를 가지고 다툴 때에도 몽골어로만 합니다. 선생님은 중간중간 아이들이 그리는 그림을 보며 한마디씩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그림을 다 그린 아이는 가방을 챙기고 갈 준비를 합니다. 이것으로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 저학년의 몽골어 수업을 마쳤습니다. 


+ 중간학년 아이들의 몽골어 공부 1교시 : 오전 11시-12시

선생님과 시끄럽게 대화하던 아이들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셈베노 박샤"(선생님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는 앉아서 책과 노트를 폈습니다. 어떤 아이는 조용히 책을 읽고 어떤 아이는 무엇인가를 노트에 적습니다. 어떤 문장을 외우는 것 같습니다. 

옆방에서는 피아노 소리와 저학년 아이들의 노래 소리가 들립니다. 러시아어로 진행하는 음악수업인 것 같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읽고 적은 노트를 선생님께 주고 무엇인가를 외웁니다. 더듬더듬 외웁니다. 발음은 저학년 아이들이 더 좋다고 느껴집니다. 선생님도 저학년보다 더 많이 발음교정을 해주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저학년 수업만큼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이제 선생님이 단어와 문장을 불러주고 아이들이 받아 적습니다. 받아쓰기 시험인가 봅니다. 어떤 아이는 척척 잘 받아 적고, 어떤 아이는 머리를 긁으면 한숨을 내쉽니다. 역시 공부가 재미있지는 않은가 봅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읽어온 책을 선생님께 주고 무엇인가를 외웁니다. 선생님이 중간중간 발음을 교정해 줍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자신의 책을 꺼내서 열심히 외웁니다. 아이들마다 책이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피노키오, 어떤 아이는 미키마우스 책입니다. 어떤 책이든지 몽골어로 된 이야기책을 읽고 외어오는 숙제인 것 같습니다. 아이가 다 외우고 나서 선생님이 책 이곳저곳을 펼치며 인물과 사건에 관하여 묻고 아이는 대답합니다. 한 아이는 외우다가 자꾸 막히니까 꾸중을 듣습니다. 선생님이 책에다 표시하며 다시 외우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다른 아이가 외웁니다. 


+ 점심시간 : 12시 - 12시 30분

성경을 번역하는 형제님들과 잠시 교제를 나누었습니다. 바쁘지 않다면 와서 일하는 것을 봐도 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몽골을 방문하게 된 목적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이것저것 우리들의 상황을 물어보셨습니다. 또 미국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홈스쿨을 많이 하기 때문에 좋은 교재가 많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현재 일본은 인도와 대만 등 연결된 지역이 많아서 아이들을 이곳저곳으로 보내어 여러 가지 언어를 가르친다고 하였습니다. 

점심시간은 30분으로 굉장히 짧습니다. 아이들은 얼른 집으로 내려와서 밥을 먹고 다시 교실로 돌아갑니다. 이 아이들에게는 5분도 정말 중요한 순간입니다. 


+ 중간학년 아이들의 몽골어 공부 2교시 : 오후 12시 30분 - 1시 30분

선생님이 저학년 반에서 사용했던 사람의 행동모습이 그려진 카드를 꺼냈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보고 행동을 묘사합니다. 물론 중간학년 아이들도 잘 말하지만, 저학년 아이들보다 속도나 발음 면에서는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역시 언어는 빨리 배울수록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생님이 백설공주 그림책을 펴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이들 모두 바짝 다가서서 그림을 보며 재미있게 듣습니다. 이제 아이들이 저마다 외워온 글을 외웁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노트를 보며 듣고 체크해 줍니다. 다시 카드를 꺼내고 아이들이 돌아가며 카드의 행동모습 그림을 설명합니다. 나머지 아이들은 도화지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함께 노래를 부릅니다. 노래를 부르고 나서 선생님이 수수께끼 같은 것을 내고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면서 대답합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고 먼저 손을 드는 아이가 맞춥니다. 


+ 고학년 아이들의 몽골어 공부 1교시 : 오후 1시 30분 - 2시 30분

먼저 여자아이 세 명이 들어왔습니다. 몽골어를 다들 유창하게 잘합니다. 저학년 아이들보다 더 뛰어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중간학년 아이들이 가장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이와 관계 있을까요.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의 차이일까요. 이제 모든 학생들(5명)이 다 들어왔습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가운데 아이들이 선생님과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이제 선생님과 아이들이 뭔가를 노트에 적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노트를 꺼내서 무엇인가를 외웁니다. 매우 조용한 시간입니다(후에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외워온 문장을 적어내는 시험을 보았다고 합니다). 

이제 한 아이가 성경말씀을 암송합니다. 중간에 "예수쓰"가 나오는 것을 보니 사복음서 중에 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고학년 아이들은 오전에 영어시험을 보았는데 영어성경(NIV)의 한 챕터를 외워서 적어내는 시험이라고 하였습니다. 몽골어 역시 몽골어 성경을 읽고 외우는 공부를 하는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들이 몽골어로 줄줄 외어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언어를 공부하는 데에는 긴 문장들을 계속해서 외우는 것이 중요하고 느꼈습니다. 꽤 길게 외웁니다. 다 외우고 나서 선생님이 줄거리의 어떤 부분들을 질문합니다. 아이는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잘 대답합니다. 정말 좋은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성경의 스토리도 파악하고 몽골어도 공부하는 일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저학년, 중간학년 아이들과 공부할 때 사용했던 행동묘사카드를 꺼냈습니다. 아이들이 돌아가며 카드에 있는 그림을 설명합니다. 모두들 막힘이 없이 유창하게 잘 합니다. 중간에 한 사람이 막히면 다른 사람이 얼른 손을 듭니다. 선생님이 지명한 아이가 답을 말합니다. 아이들 모두 잘 집중하며 나름대로 흥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저학년 아이들보다 선생님이 요구하는 폭이 넓습니다. 아이가 대답을 잘 해도 좀더 자세히 계속 물어봅니다. 이제 쉬는 시간입니다. 


+ 고학년 아이들의 몽골어 공부 2교시 : 오후 2시 30분 - 3시 30분

1교시에 이어서 그림카드 설명하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선생님이 그림을 보여주고 아이들이 돌아가며 설명합니다. 그림 설명하기가 끝난 뒤에는 수수께끼 놀이를 합니다. 선생님이 문제를 내면 아이들이 조용히 듣고 있다가 손을 듭니다. 모두들 즐거워하며 답을 맞춥니다. 선생님이 중간학년 아이들에게 이야기해줬던 백설공주 그림책을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집중하며 잘 듣습니다. 이야기가 끝나고 아이들이 모두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저마다 백설공주 그림책을 보고 그립니다. 확실히 나이가 어린아이일수록 자신의 상상력을 사용하고, 나이가 많은 아이일수록 관찰력을 사용합니다. 

오늘은 하루 종일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몽골방의 수업을 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대충 비슷한 방식(pattern)으로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도 못 알아듣는 말을 주고받는 상황이었지만 대충 분위기와 표정 등을 보며 최대한 자세하게 기록하였습니다. 말하고 듣고 쓰고 읽고 외우는 각 파트를 적절히 분배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모든 수업을 마친 후에

모든 수업을 마친 아이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휴식도 하고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며 숙제를 하기도 합니다. 근이는 러시아어를 한 시간 더 배운다고 합니다. 몇몇 아이들은 피아노를 배웁니다. 이렇게 이곳의 아이들은 철저하게 짜여진 프로그램 안에서 시간의 낭비 없이 부지런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끄러운 생각도 들고 새로운 결심도 생깁니다. 

아이들은 오후 5시 30분에 모여 저마다 맡은 구역을 청소합니다. 영어방, 몽골어방, 러시아어방, 화장실 등등을 맡아서 매일 자신의 구역을 청소합니다. 허 형제님께서는 이런 것이야말로 교육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각 구역에서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청소가 잘 되었나 점검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청소가 끝나면 검사를 맡기 위해 기다립니다. 


+ 허 형제님 가정에서의 저녁식사 

저녁식사는 허 형제님 가정과 함께 하였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몽골어, 러시아어를 공부한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등을 자세히 물었습니다. 아이들마다 차이가 있는데 허근이 같은 경우는 4-5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가장 늦은 형우의 경우에는 이제 1년이 되어간다고 합니다. 그래도 오늘 수업할 때 보니 모두들 몽골어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처음에 외국인 선생님과 공부할 때는 어떻게 하느냐고 여쭈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러시아 선생님과 허근이가 둘이서만 공부했다고 합니다. 러시아 선생님은 러시아말밖에 모르고 허근이는 한국말밖에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둘이서 손짓발짓을 해가며 의사소통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3개월이 지나면서 허근이가 러시아말을 알아듣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만약 지금처럼 모든 아이들이 자유자재로 외국어를 하는 상태에서 새로운 아이가 들어오면 어떻게 되냐고 여쭈었습니다. 대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그냥 수업에 집어넣고 같이 있게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은 그냥 듣고 따라면서 자연히 배운다고 합니다. 참 신기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에게 가서 말을 걸었습니다. 셋째 형우가 영어숙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어 책을 보며 노트에 한번 써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둘째 경이에게 하루에 몽골어를 얼마나 외우느냐고 물었습니다. 약 3-4줄 외우는 것이라 금방 한다고 대답하였습니다. 경이의 영어노트를 보니 영어로 일기를 쓰고 선생님이 빨간펜으로 교정해 준 것이 보입니다. 좋은 공부방법이라 생각되었습니다. 


+ 고학년 아이들 성경공부(마 15:21-39)

먼저 찬송가를 한국어와 영어로 불렀습니다. "노래를 많이 불러야 정서가 풍부해 지는 거야."하고 몇 곡을 더 불렀습니다. 고학년 아이들은 돌아가면서 매일 새로운 찬송가를 하나씩 연습해 옵니다. 오늘은 모든 사람이 한번씩 다 하였기 때문에 새로 연습해올 찬송가를 정했습니다. 

지금은 어제의 암송구절을 검사하는 시간입니다.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암송구절을 외웁니다. 아이들이 틀리면 허 형제님이 "이놈!" 하십니다.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순서가 넘어갑니다. 못 외운 사람들이 다시 한번 기회를 갖습니다. 두 번째에도 외우지 못한 소라는 손바닥을 한 대 맞았습니다. 그리고 내일 아침까지 외워오기로 약속합니다. 

내일은 토요일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수업을 받지 않고 쉽니다. 대신 오후 2-4시에 인체(의학)에 대해서 공부합니다. 연세세브란스에서 나오신 한 형제님께서 오셔서 아이들을 가르쳐 주신다고 합니다. 

오늘은 마태복음 15장의 21절부터 진행하였습니다. 21절에 "두로"와 "시돈"이 나오자 즉시 지도를 함께 펴서 살펴봅니다. 마귀에게 시달리는 딸을 가진 가나안 여자가 예수님께 간청하여 은혜를 입은 이야기입니다. 가나안 여자가 민족감정을 초월하고 유대인들의 하나님을 찾아온 것과 주 예수님을 믿은 믿음에 대해서 설명하셨습니다. 

그리고 빵 일곱 덩어리와 작은 물고기 두어 마리로 남자 사천 명을 먹이신 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실제적으로 요리를 하는 상황을 연상하게 하여서 얼마나 많은 양인지 사실적으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또한 이것은 "우리를 부자로 만들어 주시옵소서."라고 말하는 은사주의자들의 적용과는 관계가 없음을 설명하셨습니다. 이제 1년이 있으면 이곳에서 가진 돈이 다 떨어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2년이 지나도 살아있으면 하나님이 우리를 먹이시는 분임을 알 수 있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먹을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복음 위해서",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 두 가지 어려운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복음을 전하는 것"과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의 인생의 목적에 대해서 진지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들 모두 진지하게 잘 듣습니다. 정말 귀한 시간입니다. 몽골어와 러시아어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러한 시간이라고 느껴집니다. 

"맨날 맛있는 거 먹을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더 사랑할까를 생각해야 돼. 영어 잘하는 게 꿈이야? 러시아어 잘하는 게 목표야? 하나님은 그런 거 하나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시는 거야. 하나님을 무엇을 보신다? 마음을 보시는 거야. 서로 사랑해야 돼. 그래야 주님의 제자가 되는 거야. 항상 이것 두 가지만 생각해. '복음 전하는 것', '서로 사랑하는 것'. 이거 말고 다른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언제나 '복음 전파'에 도움이 되는지, '서로 사랑하는 일'인지를 생각해야 돼."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가며 묻습니다. "너 정말 복음을 전하는 일과 서로 사랑하는 일을 위해서 살거니? 정말로?" 아이들 모두 "네"라고 대답합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인생의 목적과 참된 의미에 대해서 듣고 생각하면서 자라게 된다면 정말 든든한 주님의 군사들이 키워질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주여, 사랑스러운 이 모든 아이들의 인생을 취하시고 친히 인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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